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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여행

해인사 지족암, 일타스님, 해인사 암자


일타스님의 말씀이 있는

해인사 지족암


파도가 심하면 달이 나타나기 어렵고

밤이 그윽하면 등불이 더욱 빛나도다.

그대들에게 마음 닦기를 권하노니

감로장을 기울어지게 하지 말지니라.


일타 스님의 유훈이다.

일타스님은 본인만이 아니라 집안에서 41명이 출가했다고 한다.

가야산 가파른 기슭에 자리 잡은 지족암은 경치도 멋이 있지만 법당의 따뜻한 방바닥에 앉아서 일타 스님의 자취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신라 말과 고려 초에 걸쳐 살았던 희랑대사의 기도처로서 본디 이름은 도솔암이었다. 고종 무렵인 1893년, 환운 스님이 건물을 중건하면서 도솔의 의역인 지족으로 이름을 바꾸었

다.

 

국어교사 박전현이 만든 유튜브 영상 http://9594jh.blog.me/220503748028

경남 여행 http://work-study.tistory.com/3

사찰 여행 http://work-study.tistory.com/4


해인사 공양간 뒤 선원 아래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오솔길이 조금 가팔라질 무렵에 갈림길에서 왼쪽은 지족암, 오른쪽은 희랑대다.

희랑대 쪽에서 바라보면 절벽에 축대를 쌓아 올린 지족암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희랑대를 내려와 지족암으로 오르는 돌계단 끝에 돌담 사이 일주문은 타원형의 문설주가 곱다.

산문을 들어서면 맛깔스런 돌 축대와 부드러운 흙담 사이에 돌계단에서 바라보면 푸른 소나무와 하늘의 구름 조각이 하얀색으로 아름답다




축대위에 작은 산신각에는 가야산의 여자 산신이 아니라 두 분의 남자 산신이 앉아 지족암을 지키고 계신다.



계단 길 중간에는 신심(信心, 믿음)의 뜻을 가진 해인삼매탑이 있다.

그렇다 서로 믿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출발점이 될 듯하다.

삼매탑을 향한 보살님의 기도가 간절했다.




축대 위쪽에는 대몽각전과 일타스님의 진영을 모신 진영각이 있다.

크게 깨달은 집 대몽각전은 동서로 길쭉한 방의 끝에 부처님께서 앉아계신다.

대몽각전을 바라보면서 일타스님의 게송을 생각해 본다.

일타스님의 게송은

頓忘一夜過(돈망일야과)

時空何所有(시공하소유)

開門花笑來(개문화소래)

光明滿天地(광명만천지)

몰록 하룻밤을 잊고 지냈으니

시간과 공간은 어디로 가버렸나

문을 여니 꽃이 웃으며 다가오고

광명이 천지에 가득 넘치는구나.







진영각에는 일타 스님을 모신 곳이다. 부드러운 미소를 띤 일타스님께서 유품과 함께 계시는 곳이다. 

돌아가실 때 스님은 다음과 같은 열반송을 남기셨다.

一天白日露眞心(일천백일노진심)

萬里淸風彈古琴(만리청풍탄고금)

生死涅槃曾是夢(생사열반증시몽)

山高海闊不相侵(산고해활부상침)

하늘의 밝은 해가 참 마음 드러내니

만리의 맑은 바람 옛 거문고 타는구나

생사열반 이 모두가 오히려 꿈이러니

산은 높고 바다 넓어 서로 침범하지 않네.




대몽각전과 진영각에서 지족암을 바라보고 지붕 선과 어우러진 가야산 푸른 하늘에 잠시 빠졌다.



지족암의 다른 당우들도 모두가 일타스님과 관련이 있다.

일타스님의 법호는 동곡(東谷) 또는 삼여자(三餘子)이다.

법당 아래쪽의 동곡당은 일타 스님의 법호 동곡(東谷)에서 따온 집이고, 삼여정(三餘亭), 역시 삼여자(三餘子)라는 스님의 법호에서 딴 이름으로 세 가지 바쁘지 않는 날에는 차한잔할 수 있는 곳이리라.




마당 끝에서 지족암을 바라보고, 내려오는 길에 건너편 기슭에 협문이 있는 지족암 선원은 바라만 본다.

절벽 축대 위의 위태롭게 서 있는 지족암의 선이 고운 축대와 담을 보면서 어떻게 만족하면서 살아야 할지를 배우지 못하는 중생이 서럽다.







해인사 지족암